가을, 나무와 함께 걷다
가을, 나무와 함께 걷다 가을의 길목에 들어서면, 언제나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묘한 감정이 솟구친다. 여름의 무더위가 물러가고,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은 선선한 바람과 함께 찾아온 가을의 정취다. 이맘때면 나는 주로 가까운 숲이나 공원으로 발길을 옮기곤 한다. 사람들의 발소리가 드문 드문 들리는 그곳에서, 나는 나 자신과 마주할 수 있는 고요함을 찾는다. 나무들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그들은 내게 말을 걸어오는 듯하다. 오늘도 나무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곳에 도착하자, 바람이 나뭇잎을 스치며 잎사귀들이 고요히 떨어진다. 나무 한 그루가 휘어진 채 서 있으면, 그 모습은 어딘가 한 편의 시처럼 느껴진다. 굽이진 줄기가, 울퉁불퉁한 껍질이, 매일같이 바람을 맞으며 나무는 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