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물결 속에서
어느 날, 문득 시간을 되돌려보려는 욕망에 사로잡힌 적이 있다. 어린 시절, 고요한 시골 마을에서 뛰어놀던 나의 모습이 떠오른 것이다. 그때의 나는 세상이 그저 넓고 아름답다고만 생각했다. 하늘은 언제나 푸르고, 풀밭은 부드럽고, 집 앞의 작은 개울물은 맑고 투명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세상은 점점 복잡해지고, 나는 그 복잡함 속에서 나 자신을 잃어버릴 때가 많았다.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은, 어쩌면 세상이 더 이상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일이 아닐까.
그 시절, 나는 일상의 소소한 순간들을 오히려 더 소중히 여겼던 것 같다. 하루의 끝자락, 어머니와 함께 마당에 앉아 구름을 바라보던 기억. 그 구름은 하루하루 다르게 변해갔고, 그 변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나는 많은 것을 배웠다. 세상의 변화가 아름답다고 느꼈던 순간들, 그 순간들은 지금까지도 내 마음 속에 깊이 새겨져 있다.
그런데 지금, 내가 살아가는 일상은 그때와 너무도 다르다. 아침마다 맞이하는 알람 소리와 함께 시작되는 하루, 미뤄놓은 일들에 쫓겨 가는 하루하루, 사람들의 표정 속에 숨겨진 피로와 스트레스는 이제 익숙해져버렸다. 예전처럼 넓고 푸르렀던 세상은 점점 좁고 어두워져만 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나는 때때로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어린 시절의 순수한 시선으로 세상을 다시 바라보고 싶다는 마음, 그 시절의 나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절실해진다.
그러나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을 뒤로하고, 나는 지금 이곳에서 내 삶을 살아가고 있다. 나는 그리운 과거를 붙잡기보다, 오늘을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물론, 가끔씩 그리운 옛 추억에 젖어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 추억들이 나를 떠나 보내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과거는 결국 지나간 시간일 뿐이고, 그 시간 속에 나를 묶어두는 것은 나의 선택이다.
그렇다면 현재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나는 현재를 소중히 여기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하루하루가 지나갈 때마다 그것을 감사히 여기며, 작은 일들 속에서 기쁨을 찾으려고 한다. 한 사람과의 대화에서 얻는 작은 깨달음,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느끼는 감정, 눈앞에 펼쳐진 풍경 속에서 느껴지는 평화로움. 그것이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아닐까.
시간이 지나면 무엇이 변할까? 사실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모든 것은 변한다. 사람도, 풍경도, 세상도 변한다. 그러나 그 변화 속에서도 내가 여전히 내 자신으로 있을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의미 있는 삶이 아닐까. 나는 그 변화를 두려워하기보다는, 그것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데 집중하려 한다.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는 다르지만, 그것이 나를 성장시키는 발판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오늘, 나는 내일의 나를 위한 작은 걸음을 내딛고 있다. 그 작은 걸음이 내일의 나를 만들어 가는 것이기에, 그 한 걸음이 소중하다. 어쩌면 나는 매일매일 새로운 나를 만나는 여행을 떠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지금 이 순간, 내가 있는 자리에서, 내 삶의 의미를 찾고 있다. 과거를 떠나보내고, 미래를 준비하는 지금, 내가 하는 모든 일들이 시간이 흘러가면서 나에게 더 큰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시간이 흐른 뒤, 내가 이 세상에 남길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그것이 바로 나의 흔적이라고 생각한다. 내 삶에서 내가 진심으로 사랑하고 아끼던 것들, 나를 아는 사람들이 나를 기억하는 방식, 내가 남긴 글이나 말들이 내 흔적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흔적들은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남아, 나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작은 위로가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오늘을, 지금 이 순간을 충실히 살아가는 것이 결국 가장 중요한 일일 것이다. 시간은 그 어떤 방식으로도 멈추지 않고 흐른다. 그 흐름 속에서 나의 자리를 찾고,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이다. 과거의 추억이 아름답다고 해서, 그 시간에 갇혀 있는 것은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미래를 걱정한다고 해서, 그 시간까지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한 삶을 살아가는 것뿐이다.
시간이 지나면, 나는 어쩌면 그 모든 순간들을 그리워할 것이다. 그러나 그때 나는 알 것이다. 그 모든 순간들이 나를 만든 것이며, 그 순간들이 내게 남긴 의미가 나의 삶을 더욱 값지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시간의 흐름 속에서 나는 계속해서 배우고 성장하며, 그 시간 속에 내 삶의 의미를 찾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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