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정원
가끔 나는 내 마음을 하나의 정원처럼 생각한다. 사람들의 마음속에 숨어있는 많은 감정들과 생각들이 나무와 꽃, 풀, 그리고 돌처럼 어지럽게 얽혀 있을 때도 있지만, 때로는 그곳이 고요하고 평화로운 공간이기도 하다. 마음이라는 정원은 참 다채롭고, 그 안에는 내가 어떤 시기를 지나고 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감정에 휩싸여 있는지가 고스란히 반영된다. 그 정원에 무엇을 심고, 어떻게 가꿀 것인가는 온전히 나의 몫이다.
어릴 적 나는 자주 정원을 가꾸는 일을 좋아했다. 부모님이 키우시는 꽃들과 나무들 사이에서 풀을 뽑고, 물을 주고, 흙을 고르는 것이 나름의 즐거움이었다. 그 때마다 느꼈던 기분은 마치 내가 자연의 일부가 된 것 같은 연결감을 주었다. 한 여름의 더운 날, 손에 장갑을 끼고 물을 주며 땀을 흘리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게 남아 있다. 그때는 별 생각 없이 했던 일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것이 내가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나 내 자신을 돌보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때와 지금은 내가 가진 마음의 정원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나는 그 정원을 가꾸는 일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사람들은 흔히 "마음이 힘들다"거나 "마음이 지쳤다"고 말하지만, 그 말 속에는 보이지 않는 정원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는 뜻이 아닐까 싶다. 내가 자주 느끼는 일 중 하나는 내 마음의 정원이 너무 많은 잡초와 시든 꽃들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이다. 마음속의 부정적인 생각들이나 불안한 감정들이 마치 잡초처럼 자꾸만 자라나면서 내 삶을 가리는 느낌이 든다. 그런 감정들이 어느 순간 자리를 잡고, 내가 본래 원하는 모습의 정원은 보이지 않게 된다.
그러나 그 정원에 다가가서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럽게 돌보면, 그 안에서도 변화가 일어난다. 잡초를 뽑고, 시든 꽃들을 잘라내며, 다시 새로움을 심어본다. 때로는 아프고 힘든 과정이지만, 그것이 나를 성장하게 만든다고 믿는다. 마음을 가꾸는 일도 이와 비슷한 것 같다.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마다 그것을 외면하기보다는 제대로 들여다보고, 그것이 나에게 왜 생겼는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살펴본다. 그러면 어느 순간 그 생각들이 내 삶에 필요한 교훈을 주는 경험으로 바뀌기도 한다.
정원을 가꾸듯, 나의 마음도 꾸준히 손길이 필요하다. 때로는 바쁘고 피곤할 때가 있지만, 그럴 때일수록 마음을 챙기는 일이 더 중요해진다. 사람들은 종종 외적인 것을 먼저 돌보지만, 내면의 정원도 시간을 들여 가꾸어야 한다는 것을 잊곤 한다. 우리가 겪는 많은 고통과 어려움은 종종 우리의 마음이 제대로 돌보지 못한 결과일 때가 많다. 그래서 나는 매일 조금씩이라도 내 마음을 들여다보며, 그곳에 무엇이 자라고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부정적인 감정이 자라나지 않도록 하며, 긍정적인 에너지와 새로운 가능성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려 한다.
최근에는 마음의 정원을 돌보는 방법이 점점 더 다양해졌다. 예전에는 명상이나 독서를 통해 내면을 다스렸다면, 요즘은 짧은 산책이나 간단한 운동, 그리고 친구와의 대화를 통해 감정을 나누고, 마음의 무게를 덜어내고 있다. 자연을 만날 때, 혹은 나와 가까운 사람들과의 대화 속에서 내 마음은 다시 깨끗하고 평온한 정원처럼 회복된다. 마음을 돌보는 방법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중요한 것은 어떤 방식이든 꾸준히 자기 자신을 돌보는 것이다.
마음의 정원은 외부의 영향도 받지만, 결국에는 내가 어떻게 가꾸느냐에 달려 있다. 어떤 사람은 그 정원을 자주 변화시키는 것을 좋아하고, 또 어떤 사람은 오랜 시간 동안 그대로 두는 것을 선호한다. 나는 후자 쪽에 가까운 사람이다. 어느 하나 급격하게 변화하는 것보다는 조금씩 더 나은 방향으로 가꾸어 가고 싶다. 그 안에서 느끼는 평화로운 감정은 나에게 큰 위로가 된다.
가끔씩 나는 마음의 정원이 지금 어떤 상태일까 궁금해진다. 때로는 흐린 하늘처럼 우울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때로는 따뜻한 햇살 속에서 나무들이 싱그럽게 자라는 모습을 보고 싶은 때도 있다. 하지만 그 모든 순간들이 결국에는 내 마음의 일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 정원은 내가 돌보지 않으면 자라지 않는다. 나의 마음이 내가 관리하지 않으면 잡초로 가득 차고, 아름다움이 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 한다. 결국, 마음의 정원은 내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을.
오늘도 나는 내 마음의 정원을 들여다보며, 조금씩 손질해 가고 있다. 어떤 때는 새로운 꽃을 심고, 어떤 때는 물을 주고, 또 어떤 때는 잠시 쉬어간다. 그 모든 과정이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가는 힘이 된다. 마음의 정원은 평생 가꾸어야 할 아름다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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